[매경3/6] 별이 빛나는 론강을 거슬러 고흐의 영혼이 깃든 '아를'까지 ........그곳엔 남프랑스 리버크루즈

작성자
크루즈포유
작성일
2017-07-05 15:24
조회
1823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사진설명프랑스 남부 곳곳에 숨겨진 소도시의 낭만을 고스란히 두 눈에 담을 수 있는 론강 크루즈.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의 배경이 되었던 론 강. 이 론 강을 따라 여유롭게 프로방스의 낭만을 만끽할 수 있는 론 강 크루즈에 몸을 실었다. 프랑스 남부 곳곳에 숨겨진 작고 조용한 소도시들을 지척에서 눈에 담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와 함께. 남프랑스 론 강을 유유자적 흐르다 어느새 새하얀 숨을 토하며 쉴트호른 정상에 섰다. 어느 쪽이 더 꿈에 가까운 순간일까? 눈 덮인 거대한 산맥을 바라보며 론 강의 출렁이는 별빛이 생각났다. 묘했다.

사실 이런 기분은 꿈에서도 느껴본 적이 없던 것 같다.

◆ 나만의 남프랑스 여행법 '크루즈'

여유 있는 아침이다. 관광객 입장에서 어울리지 않는 호사라는 생각을 하며 눈을 떴다. 선상에 올라 강바람을 마시니 머리가 상쾌해진다. 몸이 조금 근질근질해지려는 찰나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리옹에 도착했다. 리옹은 켈트어로 '새들의 언덕'이라는 뜻이다. 리옹성 건설 당시 새들이 나무에 가득 내려 앉은 데서 유래한 지명이다. 르네상스 시대 건축양식이 그대로 남아 있는 수많은 건물들. 나무에 가득한 새들은 볼 수 없었지만 어쩐지 그 모습이 눈앞에 그려지는 듯하다. 구석구석 오랜 역사의 흔적이 생생하다. 상업의 도시, 문학의 도시, 식도락의 도시 등 다양한 수식어가 붙어 있는 리옹의 묵직한 사연에 푹 빠져들었다.

다시 크루즈에 올라 간단히 식사를 하는 동안 다음 기항지 안내가 들렸다. 가톨릭의 도시 아비뇽이다. 로맨틱한 프로방스의 햇살을 만끽하며 성벽 안에 오밀조밀 자리 잡은 마을을 걸었다. 아비뇽 특유의 아늑한 분위기가 감돈다. 민요 '아비뇽의 다리 위에서'로 유명한 생베네제교. 1000년의 역사를 지나며 지금은 상당 부분 소실되었지만 그 자체가 아비뇽의 랜드마크가 되었다. 아비뇽의 화려하면서도 쓸쓸한 역사를 온몸으로 지탱하는 듯하다. 다리 너머로 웅장하게 서 있는 아비뇽 유수의 산 역사, 교황청의 모습이 보인다.

이어 가장 고대하던 시간. 고흐의 숨결이 묻어 있는 아를로 향한다. 프로방스를 대표하는 도시 아를. 강렬한 햇빛이 마을 곳곳을 비추는 가운데 마을의 색채가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노란 벽에 파란 창문이나 대문이 있는 집들이 곳곳에 보인다. 고흐의 흔적을 밟는 것으로 아를에서의 여행을 시작했다. 그가 머무른 병원, 그가 서성였을 골목골목을 누볐다. 해가 지면 '밤의 카페 테라스'의 배경이 된 카페는 그의 예술향을 음미하려는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가로등 불빛이 카페 골목을 은은히 비춘다. 마을 전체가 그림에 빠져든 듯한 착각이 들었다.


기사의 1번째 이미지



◆ 유럽의 천정 스위스 '쉴트호른' 등정

낭만의 크루즈 여행만으로는 욕심이 차지 않아 알프스의 숨은 진주, 쉴트호른 등정을 결정했다. 슈테첼 베르크에서 케이블카를 탄 후 뮈렌을 거쳐 쉴트호른 정상으로 향한다. 뮈렌은 동화 같다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마을. 봄이었다면 뮈렌에서 쉴트호른 정상까지 걸어가는 트레킹을 선택했으리라. 해발 2970m를 알리는 표지판이 보인다. 쉴트호른 정상이다. 전망대에 서니 융프라우의 3대 영봉인 아이거, 묀히, 융프라우요흐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감탄이 절로 나왔다. 산 전체가 새하얀 숨을 토하며 대자연의 위용을 뽐내는 듯했다.

중부 스위스의 관문인 루체른으로 향했다. 청명한 옥빛의 루체른 호수를 중심으로 중세풍의 아기자기한 건축물이 어우러진 도시다. 공기마저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유럽에서 가장 길고 오래된 나무다리 카펠교가 보인다. 다리 안으로 들어선 순간 중세로 와 있는 듯한 착각에 빠져든다.

구시가지 전역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스위스의 수도 베른도 빼놓을 수 없다.베른 구시가지를 휘감고 있는 석조 아케이드가 그 주인공이다. 6㎞에 달하는 아케이드를 따라 걷다 보니 나타난 거대한 시계탑. 아름다운 중세의 분위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한시도 지겨운 풍경이 없었던 스위스에서도 아름다운 호수 마을로 손꼽히는 곳이 있다. 스위스의 작은 휴양도시이자 유럽인들이 살고 싶어하는 꿈의 도시 중 하나인 몽트뢰. 호숫가의 산책길을 따라 시옹성으로 향했다. 산책길 곳곳에 핀 다채로운 색의 꽃들이 시선을 뺏는다. 눈이 가득한 겨울의 스위스에서 느낄 수 있는 더없이 낭만적인 시간이다.

 


기사의 2번째 이미지

사진설명'알프스의 숨은 진주' 쉴트호른은 오르는 내내 대자연의 위용에 감탄이 뿜어져 나온다.

[박수나 여행+ 여행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