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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3/30]전 세계 앞 다퉈 출입국 빗장 푸는데… 항공·여행업계, 국내 ‘PCR·자가격리’ 실효성 의문

작성자
크루즈포유
작성일
2022-04-14 18:31
조회
79

입력 2022-03-30 08:00업데이트 2022-03-30 08:00


국내 입국 시 PCR·백신 미접종자 자가격리 필수
“백신 대상 아닌 소아·청소년 형평성 문제 有”
유럽, 마스크 의무·출입국 음성확인서 해제 추세
미국, 마스크 의무 페지·PCR→신속항원검사 대체
“글로벌 추세 따라 단편적인 방역 조치 완화해야”




직장인 조모 씨는 최근 해외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입국자들이 더 이상 자가격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소식을 듣고 2박 3일 일정으로 괌 항공권과 현지 호텔을 예약했다가 취소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못한 7살, 11살 두 자녀는 입국 후 의무적으로 자가격리를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프랑스에서 유학 중인 김모 씨는 한국 방문 시 반드시 PCR(유전자증폭검사) 음성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사실을 듣고 의아했다. 이미 프랑스를 비롯한 영국과 독일 등 유럽 주요 국가에서는 입출국시 PCR 확인서가 없어졌지만 한국은 여전히 입국을 위해 별도로 서류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도 유럽처럼 방역 절차가 완화되면 좋겠다는 의견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그늘에서 벗어나 방역 문턱을 낮추고 있다. 얼어붙었던 항공여행 수요도 하나둘씩 제 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반면 국내 여행 관련 방역 정책은 세계적 흐름에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유럽 등 해외 많은 국가들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 시점으로 여행 관련 정책을 복구하고 있지만 국내 출입국 정책은 자가격리와 PCR 음성확인서 등 위드코로나에 치중해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여행업계에서는 국내의 경우 백신 접종과 관련한 다양한 연령대와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단편적인 조치들이 많아 실제 격리면제 혜택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해 제도개선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 전 세계 방역 규제 완화 추세… 마스크 의무 폐지·방역조치 해제 등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달 25일 99.5% 이상 지역에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해제했다. 코로나19 대응책 방향을 전환하는 ‘뉴 노멀(New Normal)’ 정책 일환이다. 이에 더해 최근 미국 항공사 최고경영자들은 기내 마스크 착용 및 출발 전 코로나19 검사 의무를 강제하는 정부 조치 해제를 요구하고 나서기도 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확연히 꺾이고 있고 현 의료체계 안에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유럽도 과감한 방역 완화 조치에 나섰다. 영국은 지난 1월 말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고 2월 24일에는 방역조치를 전면적으로 풀었다. 프랑스는 지난 14일부터 실내 공공시설에서 마스크 의무 착용 규정을 없앴다. 학교와 직장에서 ‘노 마스크’를 가능하게 하고 코로나19 방역수칙 대부분을 해제했다. 독일은 3월 20일부터 전국적으로 코로나19 방역 규제를 완화했다. 이탈리아는 올해 2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해제했고 인구 10만 명당 누적 확진자 수가 5만1515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덴마크도 지난달 말부터 방역 규제를 전면 해제했다. 스위스와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등도 코로나19 방역조치를 대부분 해제하면서 일상으로의 복귀를 추진하고 있다.

아시아 국가들도 코로나19 방역 규제 완화에 적극적인 상황이다. 싱가포르는 코로나 관련 정책을 대폭 완화했다. 특히 백신 접종 완료자에 대한 입국 규제와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다. 중국 본토의 ‘제로코로나’ 정책을 수용하면서 강력한 거리두기 조치를 취해왔던 홍콩도 방역 정책 완화에 나서고 있다. 홍콩은 오는 4월 1일부터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등을 포함한 9개국에서 출발하는 항공편의 환승을 허용하는 한편 기존 14일이던 입국 격리기간을 절반인 7일로 단축했다. 다음 달 19일부터는 초등학교·국제학교·유치원 대면수업을 재개하고 4월 21일부터는 단계적으로 최대 4명 식사 허용과 2가구 이상 개인모임에 대한 금지조치도 해제한다.





○ 항공여행 수요 정상화 수순… 출입국 격리·검사 등 규제 해제 추진

이달 말 기준 외국인에 대한 무격리 입국을 허용하는 국가들은 한국을 포함해 미국과 유럽 등 총 25개국에 달한다. 대부분 백신을 접종하고 PCR 음성확인서를 제출하면 무격리 입국을 허용해주는 추세다. 더 나아가 코로나19 음성확인서도 없애는 국가도 증가 추세다. 몽골은 3월 14일부터, 영국은 3월 18일부터 코로나19 입국제한 규정을 모두 폐지했다. 코로나19 이전 출입국 정책으로 완전히 복귀한 것이다.



프랑스와 독일, 네덜란드, 캐나다, 우즈베키스탄, 캄보디아 등에서도 PCR 음성확인서를 따로 요구하지 않고 있다. 태국은 다음 달 1일부터 입국 시 PCR 음성 결과지 제출을 없애기로 하는 등 과감한 빗장 풀기에 나섰다.

이처럼 무격리 등 방역 완화 추세 속에서 항공 수요도 서서히 제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미국의 경우 사실상 코로나19 이전 항공 수요를 회복했다는 평가다. 지난 20일 미국 공항은 승객 236만 명이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3월 20일 미국 공항을 이용한 승객(254만 명)의 93% 수준에 해당한다. 여행 관련 빗장이 풀린 유럽과 무격리 입국 기회가 열린 동남아 역시 항공 수요 정상화에 따라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 국내 업계 “단편적인 규제 실효성 의문… 과감한 방역 완화 필요”

한국 역시 이달 21일부터 해외 입국자에 대한 자가격리 7일 규정이 면제됐다. 이에 따라 국내 항공업계에서는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입국자 자가격리 면제 시행 이후 25일부터 27일까지 인천공항을 이용한 승객 수는 4만6926명 규모다. 이는 지난 18일부터 20일(4만162명)보다 17%가량 증가한 수치다. 실제로 지난 28일 스위스로 출국한 한 여행객은 체크인 과정에서 오랜 시간 줄을 서야했다고 한다. 체크인 카운터가 많은 사람들로 붐볐기 때문이다.

국내 항공 여행객 증가 추세 속에 단편적인 자가격리 면제 조치는 한계가 명확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동남아를 비롯한 휴양노선이 정상화되려면 가족단위 수요 회복이 필수인데 소아에 대한 접종을 강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소아에 대해서는 자율적 접종이 기본 정책이다. 백신을 맞지 않은 소아는 국내 입국 시 자가격리를 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의사 권유로 접종할 수 없는 청소년들도 마찬가지다. 출입국 규정에 대한 세심하고 꼼꼼한 완화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PCR 음성확인서 확인 절차도 무의미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특히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순수 관광 목적의 전세기를 운영할 때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다. 이 경우 승객들은 한국에서 백신접종 및 PCR 음성 여부를 확인하고 일정기간 여행 후 귀국할 때 PCR 음성확인서를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출입국 절차에 필요한 방역 서류를 다양화해 상황에 맞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PCR 검사 대신 신속항원검사를 인정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시로 꼽힌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 수요가 완연히 회복되고 있는 추세지만 국내에서 과감하고 실효성 있는 조치가 뒷받침되지 못한다면 국내 항공 및 여행업계 정상화는 물론 외국항공사와 비교해 상대적인 경쟁력 하락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항공·여행 산업 회복 위해 방역 완화·정부 지원 병행해야”

국내 항공업계는 과감한 방역 정책 완화 뿐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인 항공 산업 지원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항공 수요 회복과 더불어 시의적절한 항공편 운항 횟수 증대를 위한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현재까지 국제선 운항횟수는 월 단위로 방역대책본부 회의에서 결정된다. 방역을 이유로 인천공항에 시간당 여객기 도착편수를 10회로 제한하고 심야에는 도착할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다. 대부분 나라에서 국제선 운항횟수를 제한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시장 통제적인 조치라는 지적도 있다. 따라서 기존 방역대책본부가 갖고 있는 국제선 운항 횟수 결정권을 전문 부처인 국토교통부로 조속히 이관해 항공기 운항 활성화를 도모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대형 항공사는 코로나19 이후 화물사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여객사업 정상화를 추진해야 하는 시점이다. 저비용항공사의 경우 동남아 노선 등 중·단거리 수요 확대를 통해 반전을 꾀해야 한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2년 반 가량 어려움을 겪어왔던 국내 항공 및 여행업계는 전 세계적인 방역정책 완화 기조 속에 훈풍을 탈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정책적 지원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항공 산업 관련 여객부문 인프라 자체가 대거 훼손됐다는 점에서 단편적인 방역 정책 완화만으로는 회복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전향적인 방역 정책과 항공 산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어우러져야 코로나19가 산업계에 남긴 상흔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