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국가 자가격리 방침 일부 면제 등 완화
자가격리 의무화 완화·종식 선언 때 해외여행 수요 폭증 예상
1년 뒤 추석 연휴 여행 예약한 사람들… “안 되면 90일전 취소”

▲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함께 해외여행길 단절도 장기화되는 가운데 코로나19 사태의 진정세가 시작되면 여행 수요도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자 ‘미리 여행’ 예약이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부 국가에서 입국자 자가격리 방침 완화 조짐이 보이자 1년 뒤 연휴 여행 상품을 예약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모양새다.
최근 일본 정부는 한국 중국 대만 태국 싱가포르 태국 등 12개 국가에 대해 ‘일본인 방문 자제 권고’와 ‘상대국 체류자의 입국 거부 조치’를 해제하고 해외 출장 후 귀국하거나 체류 자격을 가진 외국인이 재입국할 때 실시했던 2주 자가 격리를 면제할 방침을 발표했다.
앞서 영국 역시 한국을 포함한 일부 국가를 대상으로 입국자 자가 격리를 면제하기도 했다.
업계는 해외여행길을 사실상 막았던 2주 자가 격리 의무화가 완화되면, 해외여행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는 국내와 해외 두곳에서 각 2주씩 총 4주의 자가 격리를 시행해야 하지만 이 조치가 완화되면 그동안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폭발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실제 1년 후인 내년 추석연휴 항공편 예약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여행을 못다니는 요즘, 무력하고 우울해서 비행기 타고 멀리 한번 다녀오고 싶다”며 “기분이나 내고자 내년 유럽 비행기표를 발권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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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권의 경우 대부분 91일 전에 예약을 취소할 경우 수수료가 없다. 이에 따라 일단 저렴하게 항공예약을 한 이후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의 이용자도 “못 갈 가능성이 99.9%이지만 내년 추석 연휴 비행기표를 발권했다”며 “그냥 이렇게라도 해서 기분전환을 하고 싶고, 팬데믹 상황이 갑작스레 좋아지길 기원하게 된다”고 말했다.
최근 내년 추석 연휴 비행기표를 예약했다는 직장인 A 씨는 “못가면 취소하면 되고, 갈 수 있게 되면 ‘땡큐'”라며 “자가격리가 풀린다든지, 코로나19가 종식되면 여행 상품 가격이 크게 오를 것으로 보여서 일단 예약했다”고 전했다.
하나금융투자의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이전인 2018년 일반 해외 여행에 소비된 비용은 전년 대비 12.8% 증가한 31조500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는 일본 불매운동 확대로 일본 여행이 크게 줄면서 해외 여행 지급액은 전년 대비 8.5% 감소한 28조5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여행 사랑은 코로나19 국면에서도 가시화된 바 있다. 최근 제주도 여행 수요가 급증했고, 추석 연휴 강원도 펜션과 호텔은 매진을 이어갔다.
이 때문에 업계 사이에서는 해외여행길이 열리면 앞다퉈 여행을 가려는 사람들이 폭증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상품 가격이 폭증할 것이라는 예측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코로나19 사태로 힘들었던 관련업체들이 가격을 올려 그간의 손해를 메우려고 할 것이라는 목소리와 적정한 가격으로 최대한 여행객을 유치하는 것이 먼저라는 분석이 맞서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종식에는 백신 상용화를 감안하면 최소 2년, 길게는 4년 이상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은 상황에서 당분간 해외 여행 정상화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제로’ 매출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국내 여행업체들도 아직 이같은 ‘미리 예약’ 수요를 실감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 대형 여행사 관계자는 “일반 여행 상품의 경우 제로는 아니지만 아직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며 “상품마다 다르지만 1년 후 상품까지도 예약할 수는 있지만 예약률이 높지는 않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실제 예약으로 이어지더라도 이를 실제 매출로 연결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대부분 여행 90일 전까지 취소할 경우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현재 ‘미리 예약’ 수요는 취소를 염두에 둔 경우가 많다.
국내 한 중소 여행사 관계자는 “이런 수요가 실제로 판매로 이어지더라도 실제 내년까지 상황이 좋아지지 않으면 매출로 이어지진 못한다는 이야기”라며 “여행 수요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는 점은 좋은 일이나 업계 입장에서 아직 실감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임소현 기자 shlim@newdaily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