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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적 휴일을 위한 대항해

작성자
크루즈포유
작성일
2016-10-23 00:34
조회
1444
<<캐리비언 블루의 바다가 손에 잡힐 듯 가까운 발코니. 바다 위를 미끄러지듯 나아가는 14만2천톤의 도시. 바로 이 유람선이 꿈에도 그리던 휴가의 주무대이다. 아이티, 자메이카, 케이만, 코스멜 등 아름다운 섬글과 꿈에도 그리던 카리브 해에서 보낸 유지의 눈부신 7일간의 휴가 이야기입니다.>>

플로리다 반도의 끝자락에 위치한 마이애미 항을 출항한 14만2천 톤의 대형 유람선 ‘네비게이터’는 전세계에서 찾아 든 3천여 명의 승객과 1천여 명의 승무원을 싣고 카리브 해를 향해 출항했다. 쿠바의 북쪽 해안선을 따라 남동쪽으로 항해를 해 나간다. 발코니를 스쳐 지나가는 바람이 어느새 따뜻하게 느껴지던 둘째 날 아침, 뱃머리 앞쪽으로 모습을 드러낸 육지는 이스파니올라 섬의 북쪽 해안이었다. 이 섬은 콜럼버스가 1492년 발견한 것으로, 인도에 도착한 것으로 착각했다고 하는 그 섬이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첫 기항지에 상륙하기 위해 바다 위에서 하룻밤을 보낸 유람선에서 텐더보트로 갈아탔다.

그 마을의 이름은 라바디라고 했다. 콜럼버스가 이스파니올라 섬을 발견한 500년 후에 이 아름다운 마을을 재발견한 것은 이 유람선을 소유하고 있는 로열 캐리비언 인터내셔널사 였다. 이 일대는 이 회사가 소유하고 있는 리조트 지역이다. 그러니까 오늘 이곳에 상륙한 사람들은 ’네비게이터’ 승객과 승무원들뿐인 것이다. 텐더보트에서 내려 섬에 도착하니 신나는 아이티의 전통음악을 연주하는 노 음악가들이 우리를 환영해준다.

서둘러 지도를 한 손에 들고 마을을 산책했다. 드래곤즈락이라는 용머리 모양을 한 지형을 중심으로 나 있는 복잡한 해안선들 중에는 북향, 남향, 서향 등의 각기 개성 있는 해변들이 여러 군데 자리하고 있었고 비치의자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다. 이 모든 것들이 크루즈 승객들만을 위해 존재한다는 것이 지나친 호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풍부한 색채와 축복의 리듬, 아이티..

마을의 중심부에는 커다란 시장이 있다. 나란히 늘어서 있는 노점에는 토산 민예품 외에도 화가들이 정성 들여 그린 그림들이 장식되어있다. 풍부한 색채와 분방한 터치에 매료되어 카리브의 자연과 같이 자유롭고 인정미 넘치는 아이티 문화를 엿볼 수 있었다. 시간은 서서히 흘러 점심때가 되었고, 해안과 접해 있는 카페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배에서 운반된 샌드위치 등을 즐겁게 먹고 있자니 배를 타고 피크닉을 온 듯한 기분이 든다.

정오를 조금 지났을 무렵, 퍼커션 소리에 이끌려 가보니 민속의상을 입은 남녀가 아이티 댄스를 공연하고 있었다. 아프리카에서 유래된 리듬에 흔들리는 빨강 파랑의 화려한 장식물들, 부드럽고 약동적인 무용은 대지의 축복을 전하고 있었다.

비치 발리볼을 하며 즐거워하는 젊은 여행자들을 뒤로 하고 조용한 해변에서 낮잠 잘 곳을 찾아 산책을 했다. 바다 위에 정박해 있는 네비게이터도 어쩐지 졸고 있는 듯이 보인다. 태양이 기울고 승객들을 재촉하는 기적소리가 울릴 때까지 이 고요한 해변가에서 지내보자. 멀리서 들려오는 북소리가 파도소리에 녹아 들고 있었다..

아이티를 뒤로 한 배는 서쪽으로 향했다. 바다 위에 돌출되어 있는 육지의 커다란 섬 그림자가 보였다. 풍부한 자연을 선물 받은 나라 자메이카이다.

제2의 기항지는 오초리오스이다. 스페인어로 여덟 개의 강을 의미하는 이 마을의 일대에는 그 이름처럼 물이 풍부한 지역이다. 표고 2천 미터가 넘는 블루마운틴 산맥의 맑은 물은 때로는 폭포가 되어 대지에 떨어져 내린다. 그 중 하나가 오초리오스 교외를 흐르는 던강. 자메이카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라는 말을 듣고 항구에서 출발하는 투어에 참가했다.

버스에 올라타고 3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던 강으로 향했다. 웃는 얼굴이 멋있는 현지 여자 가이드가 자기 소개도 하는 둥 마는 둥 하고 바로 자메이카 언어인 파트어아 레슨을 시작했다. “야만(예)”, “아이리(최고)” 라고 승객 전부가 큰 소리로 자메이카식 커뮤니케이션을 즉석에서 터득했다.

숲과 바다의 푸르름이 만나는 도시..

여기서 모두가 즐겁게 폭포를 오르기를 즐겼다. 때때로 물보라를 맞으며 맑은 물과 하나가 되는 즐거움은 특별하다. 대자연과의 천진난만한 유희에 잠지 동심으로 돌아간 듯했다. 1시간 정도 한가한 물놀이를 즐긴 후에 차로 오초리오스 다운타운으로 향했다. 거리는 때마침 점심때라 자메이카 국기 색깔과 같은 그린과 옐로 컬러의 제복을 입은 소녀들이 걸어가고 있었다. 멋지게 땋은 흑발에 미소가 잘 어울려 눈길을 뗄 수 없을 만큼 아름답다. 영국 스타일의 거리를 장식하고 있는 것은 밥마리의 초상화 이다. 끝없이 계속되는 산책이 즐겁다.

카페에서 점심식사를 한 후 쇼핑몰로 향했다. 다양한 토산물이 정말로 풍부하다. 세계 최고급이라 할 수 있는 블루마운틴 커피, 숙성된 맛있는 럼주, 레코드 가게에서 구한 것은 자메이카가 세계에 내놓은 레게CD. 밝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 자그마한 섬나라의 풍요로움에 다시금 놀라게 된다.

아침에 일어나 객실 창을 열어 젖히면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발코니가 있다. 아침의 상쾌한 바람을 온 몸으로 맞으면서 구름을 보고 오늘의 날씨를 점쳐본다. 몸을 조금 앞으로 내밀면 나처럼 바다를 바라보고 있던 아침 일찍 일어난 승객과 눈이 마주치고 웃는 얼굴로 아침인사를 나눈다. 하루가 막 시작되는 마음이 편안해지는 한때이다. 이렇게도 쾌적한 느낌을 주는 객실에서 북적거리는 장소로 이동하는 이유는 언제나 맛있는 식사 때문이다. 아침과 점심은 뷔페 식으로 신선한 야채를 듬뿍 먹을 수 있어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배를 채운 후에는 넓은 데크를 산책한다. 전체길이 311미터의 유람선은 산책로도 따로 마련되어 있다. 도중에 피트니스 센터에 들러 사우나와 자쿠지를 하면서 기분을 새롭게 한다. 그리고 언제나 마지막으로 도착하는 곳이 풀 사이드의 데크체어이다. 밴드가 카리브 음악을 연주하는 것을 들으면 선상 여행의 느긋한 시간을 그저 흘러가는 대로 즐긴다.

저녁 무렵, 오늘은 포멀디너의 날 이므로 옷을 갈아입고 조금 일찍 갑판 위로 나가보았다. 대형 유람선은 바다 위의 호텔이라고도 하지만 이 배는 그 정도의 수준이 아니라 거의 바다 위를 이동하는 하나의도시라고 해도 될 정도이다. 메인 층에 있는 야외 산책로에는 24시간 영업하는 카페와 선물가게, 바 등이 처마를 따라 늘어서 있어 배 안에 있다는 사실을 완전히 잊어버리게 된다. 로고숍에서 구경을 하고 있자니 갑자기 누군가 부르는 고리가 들린다. 돌아다보니 기항지 투어에서 알게 되어 새로이 친구가 된 부부였다. 선 채로 잠깐 이야기 꽃을 피웠다.

손꼽아 기다리던 디너는 아래가 내려다보이도록 설계된 탁 트인 느낌의 호화로운 3층짜리 레스토랑에 준비되어 있었다. 크루즈 중에 테이블을 담당해주는 웨이터는 승선 첫날 저녁부터 친절함을 잘 나타내었다. 그는 승객 한 사람 한 사람의 식사 기호까지 파악하여 오늘의 요리와 와인을 권해주기도 한다. 서비스 스타일은 정중하면서도 상냥한 아메리칸 스타일이지만 마음을 써주는 세심한 배려가 기분 좋다.

저녁식사 후의 즐거움은 쇼 관람이다. 오늘의 쇼는 빙상을 화려하게 수놓는 아이스 댄스이다. 카리브 해 위에 스케이트장이 있다는 것도 호화 유람선이기에 가능한 연출이다. 야외 연회장에서는 정장 차림을 한 호화로운 분위기에 이끌려 이리저리 걸어 다니는 많은 사람들과 라틴 음악의 라이브 연주에 맞추어 볼레로를 추는 우아한 부부도 있다. 주위에는 영어뿐만 아니라 실제로 다양한 언어들로 이야기를 주고받는 사람들이 많은데 대충만 세어봐도 그 종류가 열 개 이상인 듯하다. 과연 카리브 해를 항해하는 초대형 유람선답다. 전 세계 여행자들이 이 배를 동경하며 이곳을 찾았다는 것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보물섬의 모델, 케이만 섬..

이 바다의 푸르름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눈부신 이 모래백사장의 백색은 또 어디서 오는 것일까? 한참 동안 파도 치는 주변을 거닐고 있는데도 아름다운 비치는 끝날 줄을 모르고 한없이 이어진다. 영국령의 케이만 제도. 지도에서 찾으면 자칫 못 보고 지나갈 정도로 조그마한 섬이다. 주위를 빙 둘러싼 산호초에 평평한 대지를 가진 섬으로 멀리서 바라다보이는 섬 그림자는 카리브 해에 얇은 판자가 두둥실 떠 있는 듯한 모습이다. 3개의 섬 가운데 가장 큰 그랜드 케이만 섬도 200평방 킬로미터, 리틀 케이만 섬은 26평방 킬로미터 밖에 안 되지만 섬에는 해적이 숨겨놓은 보물에 대한 전설이 전해져 오고 있어 스티븐슨의 <보물섬>의 모델이 되었던 장소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러한 숨겨진 보물과도 같은 고독한 섬에 잠시 머물 수 있는 것도 크루즈 여행이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하니 새삼 기쁘기 그지없다.

그랜드 케이만 섬에 있는 조지타운은 남국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교회와 파스텔 컬러의 콜로니얼식 건축물로 장식된 한가로운 마을이다. 항구에 내려 한눈에 둘러보고 이 마을이 마음에 쏙 들었다. 다이빙의 메카로도 유명한 이곳 케이만 제도에서 다이버들에게 인기 있는 바다생물은 스팅그레이, 우리 식 이름으로는 노랑가오리이다. 무수하게 많은 다이빙 포인트 중에서도 가장 명성이 높은 스팅그레이 시티라는 곳에서는 가오리에게 먹이를 주면서 놀 수도 있다고 다이빙 숍 직원이 알려준다.

조지타운의 북쪽에는 세븐마일 비치가 있다. 이곳의 해안 경치는 마치 천국에 와 있는 듯하다. 멀리까지 얕은 바다는 낮은 백사장을 반사하여 아름다운 에메랄드그린으로 빛나고 있다. 먼 바다와 만나는 곳의 바다 색깔은 터키석처럼 맑은 파란색이다. 캐리비언 불루란 이런 색을 말하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해풍에 잠시 멈춰선 마야 문명의 흔적..

페리로 유카타 반도를 건너고 버스로 1시간을 더 가서야 멋있는 마야 문명의 유적지인 투룸 신전 앞에 도착할 수 있었다. 유적의 모습은 장엄했다. 투룸은 카리브 해에 면해 있는 깎아지른 절벽 위에 지어진 380미터의 성전으로, 동서 170미터의 성벽은 천혜의 요새이다. 성벽 안에는 많은 신전, 주거지, 무덤 등의 건조물이 점점이 남아 있다. 신전의 대부분은 건물의 아래보다 위가 큰 독특한 건축양식으로 벽에는 정교한 조각도 남아 있었다. 거꾸로 서서 하늘에서 내려오는 신의 모습, 벽에 크게 조각된 인간의 얼굴, 신과의 교류를 소홀히 하지 않았던 마야인들의 깊은 신앙심을 느끼면서 열심히 해설하는 가이드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대륙 발견을 계기로 스페인 사람들이 밀려들기 전까지 중미에는 마야, 아스텍 등의 독자적인 고도문명이 존재했다. 서력 1200년경부터 번성한 투룸 시는 유럽인이 처음으로 만난 마야의 도시라고 알려져 있다. 당시 방문했던 스페인인의 서술에 따르면 세빌리아와 같은 규모의 도시였다고 한다. 눈부신 바다 위에 자리하고 있는 신전의 옛날 모습을 떠올려보게 된다.

신전 뒤쪽으로 돌아가보니 눈 아래 숨이 멎을 듯한 아름다운 바다가 자리잡고 있다. 남겨진 마야족의 꿈의 흔적들이 금빛 은빛으로 반짝이며 바다 곁에서 환영처럼 머물러 있다. 유적 아래에 있는 아담한 비치에는 수영을 즐기는 관광객이 있다. 다소 떨어진 선물가게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확실히 대륙 내부의 멕시코인과는 다른 혈통을 가진, 작은 체구의 동양적인 얼굴을 한 마야인들이다. 어딘가 친숙함이 느껴지는 그들의 미소에 역사의 신비로움을 느끼게 된다.

버스를 타고 코스멜 시내로 돌아왔다. 저녁 무렵이 된 다운타운을 산책하니 향수와 같은 여행자의 정서가 문득 가슴속에서 솟아오른다. 오후 6시, 출항을 알리는 기적소리가 들린다. 동쪽으로 여행의 종착지인 마이애미를 향해 최후의 항해를 시작했다. 일말의 아쉬움을 싣고, 빛나는 태양으로 다시 나아가는 기쁨으로..